
그러나 현재 라스베이거스를 이끄는 동력은 카지노가 아니다. 미국 최대 규모로 성장한 컨벤션 산업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이미 2년 전에 컨벤션 매출이 카지노 매출을 넘어섰다. 그 결과 라스베이거스를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고급 레스토랑과 쇼핑몰, 카지노를 두지 않은 호텔, 뮤지컬극장, 그리고 주변 관광지, 카지노 타운에서는 볼 수 없던 어트랙션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그래서 이제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 타운이 아니다.
비즈니스와 오락, 여행의 재미를 동시에 즐기는 카지노테마 레저타운이다.
직항노선 취항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라스베이거스의 숨겨진 매력. 그것을 하나씩 들춰보기로 한다.
쇼 & 야경
짐 캐리가 출연한 영화 ‘트루먼 쇼’. 엄마 배 속부터 줄곧 30년간 자신만 모르는 인공의 조작된 환경에 갇힌 채 일거수일투족을 TV 시청자에게 노출당한 한 인간의 이야기다.
느닷없이 이 영화를 들먹이는 이유는 상상을 초월하는 볼거리로 우리를 사로잡는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이 트루먼 쇼의 가공된 현실 이상으로 희한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막 한가운데 보석처럼 빛나는 빛의 도시를 장식한 팜트리(야자수) 가로수. 뉴욕에 있어야 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코니아일랜드 롤러코스터(뉴욕뉴욕 호텔)가 모나코왕국의 몬테카를로 카지노 옆에 있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룩소르 호텔)와 파리의 에펠탑(패리스 라스베이거스 호텔)이 중세 고성(엑스칼리버 호텔)과 어깨를 견주는 모습. 동화 속 세상이 따로 없다.
준비 없이는 감당하기 힘든 관광지
①무료 가이드북부터 챙기자
공항에 도착하면 가이드북부터 찾자. ‘와츠 온(What's On)’ ‘웨어(Where)’ 등등. 시내지도를 포함해 쇼와 이벤트, 호텔, 식당, 관광 정보가 들어 있다.
②쇼 예고편을 보자
라스베이거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쇼다. 수십 개가 매일 저녁 2회씩 공연된다. 볼 것은 많은데 시간은 짧으니 예고편을 참고하자. 공항에서 짐을 기다리는 동안 천장의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좌석예매는 쇼핑몰의 키오스크에서 할 수 있다. 당일 좌석예매도 가능하다. 비틀스 음악으로만 연출한 ‘비틀스 러브’(미라지 호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줄인 ‘팬텀’(베니션 호텔)을 봤는데 권할 만하다.
③야경관광은 필수
‘네온 아폴리스(Neon-apolis)’. 세계 최초로 네온광고를 시작한 이 도시의 별명이다. 밤이면 온갖 조명으로 화려하게 변하는 도시의 야경은 또 다른 볼거리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리오 호텔의 부두(Voodoo) 라운지가 제격이다. 옥상 야외에서 칵테일 잔을 든 채 즐긴다. 스트라토스피어(라스베이거스 유일의 타워)에는 통유리창 전망대가 있다. 옥상 야외의 어트랙션(롤러코스터, 빅드롭)도 명물. 밤에 타면 공포가 갑절이다. 헬기투어(10분 비행)도 있다.
④무료 관람 쇼를 놓치지 말자
몇몇 카지노호텔은 공짜 쇼를 수시로 펼친다. 미라지 호텔의 화산쇼는 여전히 볼 만하다. 트레저아일랜드의 해적쇼는 업그레이드된 ‘사이렌스 오브 티아이’로 교체됐다. 남녀 20여 명이 출연해 다이내믹한 춤과 연기로 사로잡는다. 최고 인기는 벨라지오 호텔의 호수에서 펼쳐지는 음악분수쇼. 리오 호텔의 ‘매스커레이드쇼’는 카지노장(실내)이 무대. 천장에 매달린 채 운행되는 화려한 플롯에서 무희의 댄스파티가 펼쳐진다. 알라딘 호텔에서는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을 본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링에서 펼치는 훈련캠프다.
스트립을 벗어나면 ‘다운타운’이라는 옛 카지노 거리가 있다. 거기에서는 매일 밤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어리언스’가 펼쳐진다. 카지노 거리에 아치형 지붕을 씌우고 천장 전체를 모니터(길이 450m)로 꾸민 뒤 펼치는 다양한 컴퓨터 이미지 영상쇼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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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이 많은 호텔로 이뤄진 라스베이거스 도심. 중심가는 ‘스트립(Strip)’으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 불러바드다. 스트립은 ‘벗긴다’는 뜻. 도박으로 몽땅 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성 조크다. 스트립 호텔은 대부분 메가 카지노 리조트(객실 2000개 이상의 초대형 호텔)다. 저마다 독특한 테마로 건축되고 운영된다. 호텔만 둘러보아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스트립 남쪽부터 훑어보자. 공항 근처에 황금빛의 만달레이 베이, 피라미드 모양의 룩소르, 중세 성 모습의 엑스칼리버 호텔이 보인다. 만달레이 베이는 미얀마의 황금해변과 바다를 테마로 한 호텔로 몇 년 전 손지창 오연수 부부가 엄청난 액수의 잭폿을 터뜨린 곳. 수족관 ‘샤크스 리프’가 있다. 룩소르에는 투탕카멘 무덤박물관이 있고 엑스칼리버 호텔에서는 중세 기사의 창 경기(디너코스)가 펼쳐진다.
롤러코스터가 있는 뉴욕뉴욕 호텔과 마주한 초록색의 거대한 MGM그랜드 호텔은 객실 수(5044개)에서 세계 최대 호텔이다. 북쪽으로 가면 플라밍고 로드와 스프링마운틴 로드가 차례로 나온다. 이 두 길 사이의 블록이 스트립에서도 가장 화려한 카지노 밀집지대다.
호화롭기로는 벨라지오와 시저스 팰리스, 윈 라스베이거스가 최고다. 이탈리아의 호반마을 코모를 염두에 두고 조성한 호숫가 호텔 벨라지오는 유리공예 작품으로 뒤덮인 로비 천장과 생화로 꾸민 아름다운 가든, 호반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의 무대이기도 하다.
패리스 라스베이거스의 에펠탑은 실물의 2분의 1 축소형.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오르면 벨라지오를 비롯한 스트립 풍경이 정감 있게 다가온다. 탑 하부에는 통유리창으로 스트립의 전망을 확보한 정통 프랑스식당이 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테마로 한 베니션 호텔은 곤돌라로 이름났다. 곤돌라는 스트립 쪽 입구 광장의 야외와 그랜드커낼숍의 실내 등 두 곳의 운하에서 운항한다.
레스토랑 & 쇼핑
○ 구르메(Gourmet·식도락가)가 되자
라스베이거스의 최근 변화 중에는 고급 레스토랑의 진출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곳은 만달레이 베이 호텔의 오리올(Aureole). 뉴욕의 저명한 셰프 찰리 파머 씨가 운영하는데 와인 컬렉션(5만 병)과 ‘와인타워’가 명물. 4층 높이의 와인타워는 1만 병의 와인을 보관한 창고다. 주문한 와인은 ‘와인에인절’(여종업원)이 몸에 건 와이어를 모터로 작동시켜 공중 부양하듯 오르내리며 찾아서 가져다준다. www.charliepalmer.com
베니션 호텔의 ‘발렌티노’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두 식당 모두 1인당 100달러 선(와인 포함).
최근에는 ‘레스토랑&나이트클럽’이라는 새로운 스타일도 등장했다. 패션쇼몰 1층의 스시 바 ‘라(Ra·ら)’가 원조로 밤 10시경에는 나이트클럽으로 바뀐다. 이곳의 요리장은 네바다주립대 유학생인 김문영(33) 씨. 고추장 참기름 소스가 가미된 롤과 스시를 내고 있다.
베니션 호텔의 타오(Tao·道) 역시 같은 형식으로 한중일 아시안 퓨전 푸드를 내는 아시안 테마. 화장실의 남녀 구별도 ‘Yin(陰)’ ‘Yang’(陽)’으로 표시한다.
○ 쇼핑천국 라스베이거스
‘킵 더 위닝(Keep the winning)’. 우리말로 하면 ‘따튀’(‘따고 튀다’의 약자로 딴 돈을 갖고 도박장을 나서는 것)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금과옥조다.
딴 돈을 갖고 있으면 또다시 도박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니 쇼핑에 써 버리는 것이 상책. 라스베이거스의 쇼핑몰과 아웃렛은 그런 면에서 기능적이다.
쇼핑몰은 고급 쇼핑가와 저렴한 아웃렛으로 나뉜다.
쇼핑가는 에스플러나드 윈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데저트 패시지(알라딘 호텔), 그랜드커낼숍(베니션 호텔), 포럼숍(시저스 팰리스 호텔), 패션쇼몰 등에 있다. 아웃렛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남북(라스베이거스 아웃렛센터, 프리미엄아웃렛)에 있다.
쇼핑가는 명품 위주, 아웃렛은 유명브랜드 위주로 점포가 들어서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매장을 가보니 다른 도시에 비해 저렴하고 품질도 좋은 편이다. 20달러에 석 장을 주는 나이키 셔츠도 프리미엄 아웃렛(www.premiumoutlets.com)의 나이키매장에 있다.
발췌 동아일보
글·사진=라스베이거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디자인=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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