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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기/손진기 마케팅 칼럼

손진기의 마케팅 컬럼3 - 999 마법의 숫자인가?

손진기의 마케팅 이야기(8월) -  999원!!


과연 마법의 숫자인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겠다`는 말은 소비자들의 속마음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그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인 것 같다.


갈수록 이해하기 힘든 것이 소비자 심리이고 소비자 마음이다. 하긴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똑같은 제품에 어떤 브랜드를 붙이느냐, 어떤 가격을 붙이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결정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


무조건 싸다고만 잘 팔리고 비싸다고 안 팔리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심리 가격이 있다는 것이다


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그 제품에 판매 대상이 되는 타켓 소비자층에 맞는 가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그 가격을 찾아내서 매출을 높이는데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공한 것이 999원 전략이다.

`1000원`이라고 가격표에 붙어있는 것보다 `999원`일 때 매출의 차이는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래 999원이라고 가격을 붙이게 된 유래는 오히려 터무니없고 어이없는데서 시작 되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에서 상점 영업자들이 판매원들의 횡령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가격이라고 한다. 매번 고객들에게 잔돈을 거슬러 주어야 했기 때문에 판매원들이 고객들에게 받은 돈을 들고 계산대로 오게끔 만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999`전략은 `0`으로 떨어진 가격보다 매출이 늘었고 `999`가격전략이 전염병처럼 전 세계에 퍼지게 되었으며 999원 가격전략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1996년에 가서야 '9'로 끝나는 가격이 구매 행태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게 되어 과학적 효과 분석 연구가 나오게 되었다.


그러면 과연 999는 소비자의 마음을 묶어 놓을 수 있는 마법의 숫자인가!!!


이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 마음속에는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단수 가격(odd pricing)이라는 것이 잠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여성용 가디건 79,000원, 아동용 점퍼 59,000원, 신사 정장이 298,000원 이라고 하자. 소비자는 끝자리까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7만원, 5만원, 29만원으로 인식하거나 심지어는 7만원대, 5만원대, 20만원대 정도로만 생각하게 된다. 단수가격은 바로 이런 심리를 노린 것이다.

이런 단수의 소비자 심리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홈쇼핑이라 할 수 있겠다. 쉴 새 없이 쇼 호스트는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 놓으며 최신 유행에 걸맞는 재킷을 선보이고 있다 ``네 이렇게 멋진 재킷을 놀랍게도 오늘은 10만원 대에 여러분들에게 드리겠습니다. 네, 지금 주문이 폭주하고 있으니 ARS전화로 지금 신청하세요`` 약간의 협박과 위기감마저 조성하면서 지금 안사면 다시는 저런 제품을 이렇게 싸게 살수 없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게다가 자막은 한술 더 떠서 우리의 마음을 좀 더 조급하게 하고 화면 한 구석에는 디지털시계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알려 주면서 소비자의 조바심은 최고조에 다다른다. 이쯤 되면 이미 소비자는 이성을 잃게 되고 정확한 판단력은 이미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10만원`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이미 수화기는 손에 들려져 있다. 홈 쇼핑은 고객유치에 성공하였다. 후에 카드는 199,000원을 결재하여 주머니를 털어갔다. 지난 번 홈 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후회한 기억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소비자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비논리적인 존재!


그래서 더 흥미롭다.


어떤 때는 너무나 논리적이어서 제품을 요리 조리 정보를 캐고 살피면서 어느 한 순간에 이성을 잃는 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에 `999전략`은 소비자 자신들에게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했다는 착각마저 선물하게 되어 소비자는 정신적 만족까지도 함께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가격과 관련한 소비자의 소비 심리 또는 구매 형태를 살펴보면 첫째, 기본적으로 가격이 싸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래서 백화점 세일을 하면 관할 교통경찰이 동원될 정도로 사람이 몰려드는 것이다. 요즘 들어 대형 할인 마트가 인기를 끌고 있고 창고형 마트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가지가 싸면 다른 물건도 싸게 느껴지는 효과도 대형 할인 마트의 장점이라 볼 수 있다.


둘째, 이와 정 반대되는 경우이다. 비싸면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인식에 호소하는 가격 결정이다. Price-Quality perception `품질 지각`이다. 소위 명품에 많이 사용되는 가격 결정 방법이다.


셋째로는 소비자들이 이미 마음에 결정되어 있는 가격선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Reference Price `준거 가격`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는데 비누가격은 1300원, 시집은 대략 5000원, 라면은 얼마고 참기름은 얼마이어야 하는 소비자가 정해 놓은 가격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계탕에 산삼을 넣었다고 해서 산삼 값을 주고 삼계탕을 사먹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격이라는 것은 숫자로 표현되어 소비자들이 이해하거나 비교하기에 쉽고, 이 때문에 보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여성(여기서는 아줌마 고객이라고 구분하여 생각하여도 좋다)들은 바겐세일 가격을 사랑하며, 너무나 사모한 나머지 사른 사람에게 자기의 사랑을 뺏길까봐 한 상품을 놓고 고객끼리 싸움이 나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곤 한다.


-누가 그러던데....!? 인류는 여성과 남성 그리고 아줌마로 구분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