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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기/손진기 마케팅 칼럼

손진기의 마케팅 컬럼8 - 이거 안 먹으면 죽을지도 몰라


손진기의 마케팅 컬럼


건강을 내세운 의약 마케팅!!

이거 안 먹으면  죽을 것 같아


건강에 관해서는 지나칠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TV 프로그램에서는 건강을 염려하여 너무 신경 쓰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심지어 건강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경우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남자들의 건강의 상징을 성적으로 비유하는 것이 많아서인지 정력에 신경을 많이 쓰고 그에 관한 약이나 건강 보조 식품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자들은 미모와 피부 등을 강조하고, 어린이는 기초건강, 노인들은 노인성 질병 등등을 강조한 상품들이 출시 된지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그중에서 주목 해 볼만 것이 롯데의 자이리톨일 것이다. 물론 롯데는 처음부터 껌으로 시작한 명실 공히 껌 회사다.

어릴 때 씹던 ‘쥬쉬 후레시’ ‘스피아 민트’ 등 추억이 담긴 이름들도 모두 롯데에서 출시한 껌이고 오랫동안 우리의 시름과 스트레스를 씹어냈던 우리 생활의 동반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그런데 우리는 껌을 씹으면 치아에 해로워 충치가 생긴다고 들어왔고 그런 줄 알고 있다. 롯데에서는 이것을 역 이용해서 오히려 껌을 씹어야 치아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역 발상으로 광고하고 마케팅을 전개해서 마치 자기 전에 자이리톨 껌을 씹지 않으면 내 치아에 금방이라도 이상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들고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카피 ‘필란드에서는 자기 전에 자이리톨을 씹습니다.’ ‘치과 의사회 공인 껌 자이리톨’ 이 두 가지의 카피가 우리의 생활 습관을 바꿔 놓았다. 필란드의 청전지역을 강조했고 치아건강을 위해서는 자이리톨을 씹어야 하는데 그 것을 치과의사회에서 공인해서 소비자에게는 마치 의사가 권하는 약이라는 강한 생각을 갖게 했다.

사실 자일리톨은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97년에 처녀 출시 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의 원인은 첫째 자이리톨의 효능에 대한 소비자 전달의 실패(Communication),둘째로 가격의 수용성(고가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성, Customer & Cost)의 문제, 셋째 기존 껌과의 차별화 전략(convenience) 등 이였는데 그 중에서도 첫 번째의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분석은 마케팅의 커다란 변화의 획을 그은 사례로 회자되었다. 즉 전통적 마케팅의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  중심에서 새로운 4C로 전환하는 이른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IMC) 시대의 패러다임을 창출 해 낸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껌은 당시 300원 5매 낱개  껌 스틱 포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새로운 상품 자이리톨은 소비자에게 어떠한 차별화도 제공하지 못하면서 500원으로 출시되어 소비자가 수용하지 못했다. 또한 유통과정에서 500원짜리를 300원에 팔아서 손해 보는 점주들이 진열을 꺼려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2000년에 새로운 패러다임과 새로운 전략으로 자이리톨 껌을 새롭게  재 출시하였다. 롯데는 전통적 마케팅 이론에서 행동을 유발하는 '노하우(Know-how)'의 접근과 동시에 IMC적인 ‘노와이(Know-why)의 접근을 병행 했다. 광고에서는 필란드의 생활 습관을 소개함으로써 노하우에 대해 주지시켰으며, 아울러 언론을 통해 충치에 효험이 있는 자이리톨, 충치에 사회적 패해 등을 소개함으로써 노와이적 접근으로 소비자의 인식의 변화를 끌어 들였다.

기존의 껌 시장은 “잔돈을 바꾸기 위하여” 또는 “심심할 때 기분전환을 위하여”, “구취를 제거하기 위하여” 등 개인의 껌 사용 동기를 중심으로 인식되었으나 자일리톨 껌은 충치예방이라는 치아건강의 기능을 바탕으로 구매를 유발시키기 위하여 가족(특히 어린자녀)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구매자(30대주부)를 핵심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였다. 즉 사용자의 관계형성보다는 구매자의 Communication을 더 중시하여 성공한 주요 사례라 하겠다.


이밖에도 건강을 강조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2%’는 마치 내 몸에는 지금 2%가 부족한 상태임을 인식하게 해주어 2%를 보충시켜 꼭 마셔만 할 것 같은 충동을 유발 시킨다. ‘17차’ 역시 열일곱 가지 한약제로 만들었음을 강조하여 건강음료로 자리 잡음과 동시에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등장시키면서 S 라인을 강조하여 다이어트의 효과가 있음을 간접 시사 해 줌으로써 20대의 젊은 여성을 사로잡는데 성공 하였다. 검은콩, 검은깨를 이용한 음료 제품이 연이여 출시되고 흑 마늘, 샘표 회장이 직접 모델로 등장하는 흑초 등과 같은 Black 바람 역시 건강을 강조하며 출시한 제품 들이다.

광고 카피도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 “가정의 건강은 주부의 책임입니다.”, “내 몸이 원해요”, “보약 한 첩 대려드리세요” 등등 마치 안 먹으면 내가 쇄약 해져 점점 죽어 갈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하긴, 히포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난다.

“ 음식과 약은 그 원류가 같아서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